K-드라마는 한류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야기의 구성, 감정의 흐름, 배우들의 연기뿐만 아니라 촬영지가 주는 시각적 매력은 전 세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K-드라마에 등장한 장소들은 이제 단순한 배경을 넘어, 여행 목적지로서의 실질적인 가치를 갖는다. 본문에서는 글로벌 시청자들이 사랑한 대표적인 K-드라마 촬영지를 중심으로, 해당 장소의 매력과 여행 정보, 그리고 문화적 상징성과 경제적 효과까지 종합적으로 안내하고자 한다.
‘K-드라마 인기 촬영지 여행:강릉과인천
K-드라마의 대표적인 명작 중 하나인 tvN 드라마 ‘도깨비’(2016)는 로맨스와 판타지를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생 드라마’로 회자된다. 특히 이 드라마에 등장한 촬영지는 그 자체로 여행 목적이 되었다. 대표적인 장소는 강릉 주문진 해변의 방파제이다. 공유와 김고은이 처음 만난 장소로 유명한 이곳은 방영 이후 전 세계 팬들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으며, 일명 ‘도깨비 방파제’로 불린다.
강릉은 바다뿐 아니라 전통시장, 커피거리, 경포대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갖추고 있어, 드라마 팬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에게도 매력적인 여행지로 평가받는다. 특히 강릉은 KTX가 개통된 이후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어, 서울에서 2시간 이내로 도달할 수 있는 교통 편의성까지 확보하였다.
또한, ‘도깨비’에 등장한 또 다른 장소인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는 현대적인 도시풍경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공유가 고급 차량에서 내리는 장면 등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야경이 아름답기로도 손꼽히며, 실제로 야간 촬영 명소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팬들은 드라마 속 장면을 재현하거나 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는 것을 즐기며, 인천의 문화와 현대 건축을 체험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사랑의 불시착’은 스위스와 북한이라는 대비되는 배경 설정으로 주목받았지만, 그 중 상당수 장면은 한국에서 촬영되었다. 경기 파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 강원도 철원의 DMZ 일대는 실제로 남북 분단의 현실을 반영한 장소로, 드라마 속 설정에 생생함을 더했다. 이들 장소는 정치적 의미뿐 아니라 드라마를 통한 문화적 접점으로 전환되며, 관광 자원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 도심 탐방:‘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태원 클라쓰’의 일상 속 로케이션:
도심 속 일상의 공간이 특별한 이야기로 변모하는 것도 K-드라마의 매력이다. 대표적인 예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 외관을 사용했으며, 병원과 주변 상권은 드라마 팬들로 인해 새로운 관광 동선이 형성되었다. 내부 촬영은 세트장이지만, 병원 외부나 주변 카페, 식당 등은 실제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팬들이 직접 그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간의 일상적인 관계를 다룬 작품으로, 서울의 일상을 느낄 수 있는 촬영지들이 많다. 마포구 합정동, 상수역 인근의 식당과 골목길은 조용하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로 인해 팬들의 SNS 인증샷 장소로 자주 등장한다.
또한, ‘이태원 클라쓰’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실제로 이태원 거리의 풍경을 그대로 담았다.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 분)가 운영한 단밤포차의 외관은 ‘펍그라운드’라는 실제 매장으로 촬영되었고, 방송 이후 팬들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이태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제적인 거리로, 이 드라마가 방영되며 이 지역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
서울 도심의 촬영지는 K-드라마 팬들에게 있어서 현실과 드라마를 잇는 통로 역할을 한다. 팬들은 자신이 시청한 드라마 속 공간을 실제로 걸으며, 드라마에 대한 감정을 체험하고, 일상과 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한다. 이는 관광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서울시와 한국관광공사도 이와 관련된 ‘드라마 투어 코스’를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 우리들의 블루스, 남이섬 : 도깨비
제주도는 오래전부터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등장해 왔지만, 최근 방영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제주도의 다양한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관광객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집중시켰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관광지로서의 제주도가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묘사함으로써, ‘체험하고 싶은 공간’으로서 제주도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촬영지는 주로 서귀포시 인근의 해녀촌, 성산일출봉 주변, 함덕 해수욕장, 세화 해변 등이 중심을 이룬다. 특히 드라마 속 캐릭터가 바다를 보며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은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이러한 장면을 따라 촬영하려는 관광객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지역 상점들은 ‘블루스 촬영지’라는 이름을 활용한 마케팅을 시작하였고, 이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남이섬은 ‘겨울연가’로부터 시작하여 K-드라마 관광지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곳이다. 하지만 ‘도깨비’의 감성적인 장면 덕분에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벚꽃길을 걸으며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은 남이섬의 사계절을 담은 아름다운 배경과 어우러져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남이섬은 서울에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계절별로 테마를 바꾼 산책로, 자전거 대여, 카페, 갤러리 등 다양한 체험 요소를 갖추고 있어 드라마 팬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에게도 만족도가 높은 여행지다.
결론: 드라마 촬영지는 기억을 체험하는 여행지로 확장된다
K-드라마는 이제 단순한 영상 콘텐츠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의 감정과 경험을 이끄는 문화적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야기의 무대가 된 촬영지가 존재하며, 이는 드라마를 기억하는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강릉, 인천, 제주, 서울, 남이섬 등지의 촬영지는 드라마 팬들에게 있어 일종의 ‘기억을 걷는 여행지’이며, 콘텐츠 소비가 실질적인 관광 수요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더불어 이러한 드라마 촬영지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 관광 콘텐츠 다양화, 문화유산의 재조명이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파급력을 가진다. 지자체와 관광 당국이 드라마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정책을 더욱 정교화하고, 팬들이 원하는 체험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K-드라마는 세계인이 찾아오는 문화관광 자산으로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